Digital China가 파괴적인 이유

본 글은 중앙일보 조인디에 제출한 컬럼의 원문으로 해당글은 편집국의 편집을 거쳐 https://joind.io/market?id=548 으로 게재되었습니다.


Digital China가 파괴적인 이유


중국의 디지털 화폐(CBDC)를 주목하는 이유는 중국이 15억 명의 인구를 바탕으로 한 세계에서 가장 큰 디지털 시장(市場)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을 대표하는 디지털 기업 텐센트의 시가총액은 500조 원 대로 삼성전자의 2배 규모이고, 중국의 유통을 대표하는 알리바바의 시가총액 역시 500조 원 대로 이마트의 170배에 달합니다. 따라서 중국의 디지털 화폐의 미래와 파급력을 예상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디지털 화폐가 유통될 중국의 디지털 환경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국의 디지털 환경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텐센트 기업의 전략과 영향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텐센트의 창업자 마화텅(马化腾)은 중국의 최고권력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全国人民代表大会)의 대표직으로 참여하며 중국정부와 긴밀히 협조하고 중국의 디지털 전략을 설계하는 핵심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마화텅은 대외활동을 잘 하지 않고 내성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지만, 그는 저서를 통해 디지털 중국의 명확한 비전과 대담한 전략을 뿜어내고 있습니다. 마화텅이 저술하여 국내에도 소개된 ‘인터넷플러스 혁명’의 원제목은 ‘互联网+:国家战略行动路线图 (인터넷 플러스 : 국가전략행동로드맵)’ 이고 ‘공유경제’의 원제목은 ‘分享经济 : 供给侧改革的新经济方案 (공유경제 : 공급측 개혁의 새로운 경제 방안)’이며, 아직 국내 미출간된 ‘디지털 경제’의 원제목은 ‘数字经济:中国创新增长新动能 (디지털 경제 : 중국의 창의적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입니다. 즉 텐센트는 단순한 기업을 넘어 중국의 국가자본주의체제에서 국가의 디지털 전략을 함께 설계하고 디지털 생태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전략적 자산임을 알 수 있습니다.


텐센트는 2019년 5월 발표한 디지털 중국 지수 보고서를 통해 2018년 기준 중국의 디지털 경제 규모는 29.91조 위안에 도달했고 중국 총 GDP의 3분의 1이 디지털 기술로 실현되었으며 디지털 중국이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디지털 중국 지수를 디지털 산업, 디지털 생활, 디지털 문화, 디지털 정부의 4가지 영역으로 나누고 중국의 디지털 발전 상황을 도시, 권역, 산업별로 비교하여 평가하고 있습니다. 보고서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중국 정부 부문의 클라우드 사용량이 전년 대비 404.7% 증가하여 중국 전체 클라우드 사용률 평균의 1.86배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빠르게 구축되고 있는 중국의 디지털 환경에 디지털화폐가 공급되면, 텐센트의 WeChat 모바일 서비스와 결합하여 중국 전역에 빠르게 확산될 것입니다.


중국의 디지털 환경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중국에는 텐센트, 알리바바 외에도 기업가치가 100억 달러 이상인 데카콘 기업들이 즐비하기 때문입니다. 2019년 6월 기준으로 주요 중국 디지털 기업들의 시가총액을 살펴보면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인 Ant Financial이 170조 원, 틱톡으로 유명한 바이트댄스가 90조 원, 모빌리티 기업인 디지추싱이 70조 원, 소셜커머스 기업인 메이퇀-디앤핑이 55조 원, 쇼핑몰 징동닷컴이 50조 원, 검색엔진 바이두가 50조 원, 게임기업 넷이즈가 40조 원, 샤오미가 35조 원, 지방 소도시에서 급성장중인 쇼핑몰 핑둬둬가 27조 원, 텐센트 음악 자회사인 텐센트 뮤직이 27조원, 텐센트의 인터넷 은행인 WeBank가 25조원, 중국의 여행 플랫폼 대표기업인 Ctrip이 23조 원 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디지털 화폐가 출시되면 중국의 대형 디지털 기업들을 통해 다양한 적용 사례가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중국의 디지털 환경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중국 디지털 기업들이 모방을 넘어 이제는 창조와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초기에는 중국 기업들이 서양 기업들의 서비스를 모방했지만, 최근에는 서양 기업들이 중국의 혁신적인 서비스를 참고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짧은 비디오 재생으로 유명한 틱톡과 유사한 서비스를 출시한 페이스북의 라쏘(Lasso)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중국의 디지털 화폐가 출시되면 더 많은 서양 기업들이 디지털 화폐와 결합한 중국 디지털 금융의 혁신 사례를 참고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디지털 환경에서 주목해야 할 중요한 부분은 중국 정부가 ‘기업가 정신’에 아주 충만하다는 것입니다. 중국 정부의 디지털 전략 문서들을 보면 ‘새로운 물결’을 일으킨다는 표현들이 가득합니다. 중국인터넷발전기금회와 중국증권투자기금업협회 주관으로 2018년 5월에 청두에서 열린 글로벌 유니콘 기업 정상 포럼의 주제는 ‘새 시대, 새 경제, 새 미래’ 였습니다. 중국전자은행망 기사에 따르면 중국의 디지털 화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있지만, 중국은 5년전부터 조용히 996 형태로 준비해왔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996은 중국에서 스타트업들이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주 6일간 일에 몰두하는 형태를 말합니다.

( https://www.cebnet.com.cn/20190813/102593646.html )



이처럼 중국이 디지털 혁신에 대해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강효백 교수(중국법 담당)는 저서 ‘중국 통째로 바로알기’에서 중국이 입법 중심의 국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한국은 과거에 만든 법률과 규제로 신기술 혁신의 위법성부터 판단하는데 반해, 중국은 선진화된 제도를 창조하고 국가 시스템을 설계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면 일단 관찰하고 학습한 후 빠르게 입법으로 내재화하기 때문입니다. 2003년 알리바바가 알리페이를 만들었을 때 당시 제3자 지불결제시스템은 중국의 법령에 없어 일종의 불법 사금융이었는데 2004년에 빠르게 ‘전자서명법’을 제정하여 제도화 한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디지털 중국이 파괴적인 이유는 단순히 15억 명의 규모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것은 중국이 세상의 변화를 쫓아가고 적응하려는 종속적 습관보다, 세상에 변화를 끼치고 주도해서 이끌어가려는 독립적 사고 습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중국의 여러 가지 특성 중에서도 중국의 독립적 사고 습관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은 국가 단위에서 디지털 코리아에 대한 강한 비전과 자신감을 대폭 보강하고 대담한 로드맵을 전파해야 합니다. 독립적 사고로 새로운 미래를 상상하고 담대한 전략과 기세를 뿜어내는 것이 미래 세대에게 자신감을 선물하는 길이고, 우리가 과거 뿐만 아니라 미래에서도 독립적인 길을 걷는 길입니다.


김문수 aSSIST-CKGSB Top-tier EMBA 및 크립토MBA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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